전라남도 해남, 세상의 끝에서 시작된 평온..
전라남도 해남, 세상의 끝에서 시작된 평온끝이라는 말은 종종 시작보다 더 따뜻하게 들린다. ‘땅끝마을’이라는 말만으로도 충분히 마음이 움직였고, 결국 나는 또 한 번 해남으로 향했다. 사람들은 해남을 '끝'이라고 부르지만, 나는 오히려 이곳이 새로운 숨을 쉬게 해주는 ‘처음’ 같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땅의 끝을 걸으며 내가 놓치고 있었던 감정과 풍경을 하나하나 다시 꺼내게 되는 곳. 이번에도 그랬다. 더 이상 달릴 수 없을 것 같을 때, 해남은 나에게 다정한 멈춤을 허락했다.1. 땅끝전망대, 대한민국의 마지막을 보다계단을 오르며 숨이 찰 즈음, 눈앞에 바다가 활짝 열렸다. 땅끝이라는 이름답게, 발 아래로는 육지가 끊기고, 수평선이 멀리 퍼져 있었다. 전망대에 올라 바다를 내려다보는 순간, 그동안의 무게들..
2025. 4. 11.
전라남도 강진 느리게 숨쉬는 여행
전라남도 강진, 느리게 숨 쉬는 여행속도가 중요하지 않은 여행지가 있다. 빠르게 훑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멈추고 바라보는 것이 더 어울리는 곳. 내게 강진은 늘 그런 여행지였다. 남도의 가장자리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과, 사람보다 자연이 먼저 말을 걸어오는 풍경들. 화려하거나 자극적인 볼거리는 없지만, 그 대신 진득하게 마음에 남는 장면들이 있다. 다시 찾은 강진은 여전히 조용했고, 느렸고, 그리고 다정했다. 바쁘게 흘러가던 일상 속에서 무심히 꺼낸 지도를 따라, 나는 또 한 번 강진이라는 이름을 향해 걸었다.1. 다산초당, 학문과 자연이 만난 자리정약용의 숨결이 깃든 초당은 산과 바다 사이 작은 오솔길 끝에 있었다. 나무계단을 오르는 동안, 바람은 솔향기를 싣고 지나갔고, 그가 수많은 밤을..
2025. 4. 11.